Wednesday, March 9, 2016

Day #29: Reflection - "반사"

(Reflection 이란 말은 천주교식으로는 묵상의 의미로 이용되긴 하지만, 사전적으로는 (거울 등에 비쳐진) 상, 반사, 반영 등의 뜻을 가지고 있어서, 그 중의 하나인 반사라는 의미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가겠습니다.)


SBS 런닝맨 최강자전 (2011년 12월 25일 방영)
런닝맨하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게임, 이름표 떼기를 보다보면 종종 '반사'라는 것이 튀어나올때가 있습니다. 보통은 이름표를 떼인 사람이 아웃되지만, '반사'라는 것이 나오면 도리어 이름표를 뗀 사람이 아웃되는 "초능력"입니다.

'반사'는 런닝맨에서만 볼 수 있는 초능력이 아니라, 우리 삶에서도 존재하는 강력한 초능력입니다. 거울에 반사된 모습을 통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듯이, 우리가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은 바로 이 '반사'를 통해서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비쳐진 우리 모습을 통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아마도 우리의 눈이 자신을 볼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그래서 우리가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이 뜨이게 될 때까지는 다른 이들의 눈을 통하여 우리 자신을 보게 됩니다. 말하자면 다른 이들의 눈이 우리 자신을 비춰주는 거울이 되는 셈이죠.

그래서 어렸을 때에는 (심지어는 아무리 나이를 먹게 되더라도) 다른 이들이 자신에 대해서 하는 이야기를 그렇게 중요하게 받아들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엄마의 칭찬으로 아이는 자존감을 키워갈 수 있고, 친구들에게서 뚱뚱하다고 놀림을 받아 온 학생은 어른이 되어 아무리 날씬해지고 체중이 평균미달일지라도 자신은 뚱뚱하다는 강박 관념을 잘 떨쳐버리지 못하며, "너는 손이 참 잘 생겨서 죽어가는 사람도 살려내는 수술 전문의가 되겠구나" 하는 한마디에 자신의 미래 직업이 정해져 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본다는 것은, 두 사람의 굴뚝 청소부가 굴뚝 청소를 마치고 나서, 한사람은 시커먼 재를 잔뜩 뒤집어 쓰고 나와 얼굴이 새카맣게 되어 있었고 다른 한사람은 별로 얼굴에 묻은 것이 없이 깨끗한 채로 나왔는데, 서로 마주보고는 얼굴이 깨끗한 청소부가 자신의 얼굴을 박박 문질러 닦았다는 이야기에서처럼, 자신의 진실된 모습을 보는데 있어 오류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참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기 위해서는 마음의 눈을 떠야 합니다. 이것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하루의 끝자락에 서서 자신이 지내 온 하루를 거꾸로 영화의 필름을 돌리듯 되돌려 보며 감사한 일들과 반성할 일들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성찰을 위한 질문들을 던지고 답을 찾는 시간을 가지며, 자신을 자기 마음의 거울에 비추는 연습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거울에 굴곡이 있으면 거울에 비친 상에도 역시 왜곡이 생기듯이, 우리가 받아온 교육과 문화의 영향, 가족과 친구 사이의 인간 관계에서 생긴 상처와 흉터, 그리고 타고난 자신의 성향으로 인하여 우리의 마음의 거울은 이미 하느님이 지으신 그대로의 우리 자신의 모습과는 많이 왜곡된 모습으로 우리 자신을 비추고 있습니다. 이때 바로 하느님의 치유의 힘을 필요로 합니다.

하느님의 치유를 통해, 마음의 거울이 조금씩 반듯해지기 시작하면 자신의 참모습을 점점 더 볼 수 있게 되고 그러한 마음의 눈이 생기게 되면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자신이 얼마나 사랑스런 존재인지를 깨닫게 되고, 하느님의 눈으로 자신을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눈으로 자신을 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은 다른 이들 또한 그 눈을 통하여 볼 수 있게 되고 그들의 아름다움과 사랑스러움도 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어렸을 때는 다른 이들의 눈에 비쳐진 자신의 모습을 찾다가, 점점 성장하면서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되고 나아가 하느님의 눈으로 자신을 볼 수 있게 되지만, 아마도 가장 성숙한 단계는 다른 사람의 모습을 그대로 '반사'시켜 그들이 스스로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거울이 되어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은 칭찬을 통하여 그들의 아름다움을 깨달을 수 있게 해 주거나, 며칠 전에 반사 대화 기법에 대한 이야기(Day #19: Rest - 휴식)를 하면서 언급했던 것처럼 그들이 던진 질문을 그대로 반사시켜 자신에게 되돌림으로써 스스로에게 묻고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유도해 주거나, Barron 주교님이 Catholicism 시리즈의 "예수님의 가르침" 중 "비폭력" 편에서 하신 이야기처럼 폭력(언어 폭력도 포함)을 휘두르는 이들에게 똑같이 폭력으로 맞서거나 무조건 도망가지 말고, 대지에 발을 굳게 디디고 상대방의 폭력을 반사시킴으로써 자신의 폭력적인 모습을 스스로 볼 수 있도록 해 주는 것 등을 통해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고요한 물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잔물결 하나 없이 주변의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비쳐낼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모습을 그대로 반사시켜, 자신이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런 존재인지 그들이 스스로 직접 볼 수 있도록...


Credit: http://paulbrid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