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rch 7, 2016

Day #27: Embrace - 끌어안기

"냉담하는 사람들이 교회에 나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1강연이었던 "Magic Bullet: 사목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을때... 어떻게 우리가 바꿀 수 있을까?" 라는 주제의 강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강연자가 청중들에게 던졌던 질문이었습니다.

저도 잠깐 생각해 보았습니다. 너무 바빠서, 그리고 세상 것에 마음을 너무 빼앗겨서, 그리고 성당에 나가기 귀챠니즘이라는 유혹을 극복할 힘이 너무 약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지요. 그때 강연자가 이야기했습니다.

'"성당에 나가도 아는 척 해주는 사람 하나 없어서'라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머리가 띵 해졌습니다. 그동안 냉담자들을 다시 성당에 나오게 하기 위해서 고민도 많이 했었고 나름 노력도 하면서도, 그들이 나오지 않는 것은 그들의 문제라고만 생각했지, 성당에 나와 있는 사람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냉담이라는 문제에 대해서, 그 문제의 원인을 그들에게서만 찾았지, 제 자신에게서 찾아본 적이 없었던 제게는, 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눈이 뜨이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 강연자가 지적하였던 이점은, 7강연이었던 "어떻게 하면 청년들이 본당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라는 주제의 강연에서도, 패널 중의 하나였던 청소년/청년 사목의 성공 케이스로서 일컬어지고 있는 산타 모니카 성당의 사목자의 경험담을 통해서도 확인이 되었습니다. 성당 문앞에 서 있는 환영회 사람들이 청년들을 향해서 열심히 "Hi"만 해 주어도 본당의 청년 숫자가 훌쩍 늘어난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고약한 병은 결핵이나 암이 아닙니다. 그보다 훨씬 더 고약한 병은 환영받지 못하고 사랑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라고 했던 마더 데레사의 말처럼, 환영받지 못하고 사랑받지 못하는 영혼은 병이 들게 되고, 환영받을 수 있는 곳, 사랑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나는 것은 아마도 당연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 환영받지 못하고 사랑받지 못해 떠나가는 사람이 바로 지금 미사 중에 제 옆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일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동성애자나 이혼자들의 경우와 같이 어렵고 복잡한 경우에 처한 사람들을 끌어안는 것은 저희 교회의 큰 과제입니다. 그러나 이런 이들을 끌어안을 수 있으려면 먼저 제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부터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일이었던 어제, 복사기가 있는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는 길에, 그 앞에서 어린아이를 데리고 서성이고 있는 낯선 젊은 부부를 보았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누가 말시킬까봐 얼른 사무실에 들어가 볼일만 보고 휭하고 나왔을텐데, LA Congress에서 성령의 기운을 잔뜩 받고 와서 그랬는지 저도 모르게 "도움이 필요하세요?"라는 말이 저도 모르게 튀어나왔습니다. 그 부부는 살짝 어색한 표정으로 시익 웃으며 그냥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분들의 어색한 미소가 다시 저를 미소짓게 만들고 "아, 네..." 하면서 스쳐지나가는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서로 짧게 나마 미소를 주고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미소의 여운은 어제 하루종일 기분좋게 제 안에 머무르다가 하루가 지난 오늘에서는 드디어 하나의 결심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제부터는 성당에 가게 되면 낯선 사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사람한테 큰소리로 "안녕하세요?" 혹은 "좋은 아침입니다"하는 인사를 해야겠다고 말입니다.

그것이 누군가의 냉담을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지마는 꼭 그래서만이라기 보다는, 인사를 하게 되면 내 자신의 기분이 좋아지면서 내 건강에도 이롭고, 모든 사람이 한사람씩 한테만 낯모르는 사람에게 인사를 하게 된다면 성당 전체 분위기가 확 달라질 것도 분명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렇게 함으로써 타인을 향해 자신을 열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을 열어 팔을 벌리지 않는다면 누군가를 끌어안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어떠세요?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도 한번 시도해 보지 않으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