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rch 5, 2016

Day #25: Climb - 영적 여정


Credit: Wikipedia (K2)

"흔히 영적 여정은 산을 비유로 설명된다. 성경에서 산은 하느님께서 당신을 드러내시는 장소이고, 예배의 장소이며, 마지막날 축복과 평화의 승리가 선포되는 장소로 묘사되었다(탈출 3,1-2; 마르 9,2-7). 또한 천상 예루살렘(묵시 21,10)이라는 종말론적 의미와 더불어 일찍부터 많은 성인이 하느님과의 만남을 표현할 때 산이라는 상징을 끌어들였다(니사의 그레고리오, 십자가의 요한 등). 성경과 성인들의 영성적 작품에 나타나는 산이라는 상징은 올라감, 앞으로 나아감, 그리고 정상 정복의 성취감을 생각하게 한다. 결국 신앙생활도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즉, 사랑을 통한 하느님과의 일치라는 정점에 오르기 위해 우리는 참된 길(등산로)인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인들과 영적 지도자의 체험(안내자의 정보)을 잘 이용하면서 스스로 올라가야 한다. 이것은 아무도 대신해 주지 못하는 고유한 길이다.

이 험준한 산에 오르려면 초보자일수록 안내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 안내자는 영적 지도자, 혹은 사목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안내자는 다른 이를 위해서는 물론이고, 자신을 위해서도 끊임없이 산에 올라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영성이라는 말은 산을 오르기 전에 듣는 정보, 혹은 쉽고 빠르게 산을 오를 수 있는 방법을 말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좋은 정보와 훌륭한 안내자를 동반할 때 빠르고 쉽게 산에 오를 수 있듯이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같이 빨리 완전한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마태 5,28)."

가톨릭 교리 신학원의 "영성 신학 입문" (통신신학교육부 엮음(2011), pp.2-3)



약 2년전쯤, 한창 교리에 관심이 많아졌던 그 시기에, 교리 공부인줄 알고 덜컥 시작하게 되었던 통신 신학 과정 중 하나인 "영성 신학 입문"을 공부하던 중에, 이 대목을 읽고 나서 어떤 분께 화산이 터지듯 불같이 화를 냈던 기억이 납니다. 세례를 받고 가톨릭에 입문한지 거의 10년... 그 시간동안 아무도 제게 올라야할 산의 존재에 대하여 이야기 해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신앙 생활이란 그저, 주일날 성당가서 미사드리고 한달에 한번 반모임 나가고 찔리는 거 있으면 고해성사 보고 성경 읽으며 '음...좋은 얘기야' 하는 게 전부인 줄 알고 살고 있었던 제게, "사랑을 통한 하느님과의 일치"라는 "정점"의 등장은 마치, 길이와 너비가 만들어내는 2차원의 삶에 높이가 더해져 3차원의 세상이 열리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 순간이 아마도, 산 정상에 다다르기 위한 저의 영적 여정이 시작되었던 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안내자도 없이 무작정 오르기 시작한 산길은 참으로 험난했습니다. 아니, 산길의 험난함이 어렵다기 보다는 내가 정상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 맞기는 한건가 하는 의구심이 등산을 가장 어렵게 했습니다.

한때 안내자를 구하고자 하는 시도들을 한 적은 있었지만 그때는 잘 되지 않았었고, 이제는 어디가면 확실한 영적 지도자를 구하면 될런지 알게 되었지만, 그곳을 찾아가지는 않고 있습니다. 제가 질문을 품고 있으면, 생각지도 못한 희안한 방법으로 답을 얻을 수 있어왔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읽고 있던 책 속에서, 때로는 LA Congress와 같이 온갖 "달인"들이 한자리에 모여드는 자리를 통해서, 때로는 커피를 마주 놓고 앉아 있던 친구가 생각없이 던지는 한마디에서, 때로는 얼떨결에 건네받은 펜 한자루로부터, 때로는 집 앞에 피어있는 이름 모를 꽃 한송이에서, 때로는 제가 던진 질문으로부터 되돌아 온 침묵 속에서, 다음 발걸음을 어디로 내어디뎌야 할 지 그 답을 얻습니다.

그들을 통해 안내받는 길이 정상까지 이르는 최단의 지름길이 아닐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마치 나침반처럼, 그들이 가리키는 방향은 항상 한 곳입니다. 그것은 산 정상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그들의 안내를 따라 발걸음을 내디딥니다. 이제는 압니다. 조금 돌아가게 될지는 모를지라도, 제가 산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이것도 압니다. 때로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더라도, 때로는 물에 빠져 옷이 홀딱 젖게 되더라도, 때로는 암벽에 부딪혀 맨손으로 기어오르며 손톱이 다 빠지게 되더라도, 저는 계속해서 산정상을 향하여 올라갈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산을 오르는 과정에서 이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산정상으로 오르고자 노력하지 않고서는 단 한순간도 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