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February 29, 2016

Day #18: Service - "The Hands Are Different Here"

어제는 사인받고나서 아무것도 안 했느냐고요? 그렇진 않고, 너무 피곤해서 거기까지 밖에 못 쓴 것도 한가지 이유이지만, 어제의 주제가 Mercy인지라 그것과 상관없는 얘기만 하게 될 것 같아서 거기서 일단은 마무리하였습니다.

제3강연은 Rob Galea라는 호주 신부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울증과 마약 중독으로 얼룩졌던 10대를 거쳐 사제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솔직하게 나눔해 주셨지요. 눈이 퉁퉁 붓도록 많이 울었답니다. 여러가지 정보로 가득찬 강연은 많지만, 이렇게 한 영혼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는 좀처럼 많지가 않아서 일부러 등록했는데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Rob Galea 신부님 (Credit: http://cdn.tvm.com.mt/)
예수님을 만나고 나서부터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하시는데(이분은 실제로 만나셨더군요). 당신 이야기 중간중간에 섞어서 들려주시 노래가 강연 분위기가 완죤 죽음이었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나서는 인도네시아 공동체가 주최하는 미사에 참석했습니다. 하루에 강연은 3개가 이루어 지고 2박 3일동안 8개의 강연이 이루어지는데, 하루 마지막 강연이 끝나고 나면 미사가 6-7대가 동시에 시작됩니다. 각각 색깔이 완전히 다른 미사여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미사를 골라서 가면 되지요. 인도네시아 스타일의 미사는 한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 한번 가 보았는데, 예물 봉헌때 문자 그대로 꽃단장(진짜 꽃으로 단장을 했더군요)을 한 어여쁜 아가씨들이 특이한 제대보와 과일 바구니를 들고 들어오는 것이 아주 색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그러고나서 오늘은 LA Congress 둘쨋날입니다. 밤에 골아떨어지는 바람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되어서 아침 찬양하는 자리에 갈 수가 있었습니다.

아레나에 가득 들어찬 사람들
그런데 한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종교간의 화합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슬람 교도를 초대해서 아침 찬양을 함께 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아침 찬양에 나와 함께 하고 있는 이슬람 교도들
아침 찬양이 끝난 후 4,5,6강연을 듣고 흑인 미사에 참례하였습니다. 마치 째즈바에 앉아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음악이 정말 멋진 미사였습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제 4강연과 5강연에서 배운 것이 오늘의 주제인 Service와 관련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제가 다른이들을 섬기는(Service) 데 있어서 필요한 기술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제 직업은 간호사입니다. 하지만, 제게 간호사란 직업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그것은 은퇴를 하고 나서도 죽을 때까지 제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게 뼛속까지 새겨진 말이 있기 때문입니다.

"Doctors cure diseases, but nurses cure people (의사는 질병을 치료하지만, 간호사는 사람을 치료한다)."

제가 간호대학에 들어가서 첫 실습을 나가게 되었을때 제가 속한 그룹을 맡았던 실습 조교가 제일 처음 해 주었던 이야기입니다. 그 말은 듣자마자 가슴속이 아니라 뼛속에 새겨지게 되었고, 그래서 그것은 이미 제 일부가 되었습니다. 간호사는 직업이 아니라 제 일부입니다.

사람을 치료하는 것은 약을 주거나 주사를 놔 주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일입니다. 그것은 육체보다도 영혼의 치유라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영혼을 치유하는 일은 제가 돈을 벌든 아니든 병원에서 일하든 친구와 만나 차 한잔을 마시든 은퇴를 하든 안하든 제가 계속 할 수 있는 일이고 계속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어렸을때 부모와의 관계에서 생기는 상처들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맺음에 평생동안 영향을 주고, 결국이 그런 상처들이 예수님과의 관계 맺음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깨닫고 난 다음에는 더욱 그러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고 그 방법론을 찾고 있던 와중이었습니다.

제 4강연은 '영혼과 치유의 과학'이란 주제로 과학 기술을 어떻게 영혼의 치유에 이용할 수 있는지에 관한 내용이고 의료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실제적으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았고, 아주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습니다.

제 5강연은 '삶에 닥치는 역경'을 어떻게 볼 것이며 무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강연이었습니다. 강연장 입구에 늘어선 대기자들의 수가 심상치 않길래 유명한 분인갑다 하고 들어갔는데 역시나... 단박에 그 내공이 심상치 않은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James Clarke이라는 신부님이셨는데, St. John이라는 신학교의 유명한 교수님이라 하시더군요. 왠지 모르게 그분이 쓴 책을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Fr. James Clarke (Credit: http://stjohnsem.edu/)
그런데 한가지 재미있는 것이, 그분이 쓰신 두권의 책 중 한권이 영혼의 치유에 관한 방법론에 관한 책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마침 사인회도 같이 하길래 사인을 받으면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제가 왜 영혼의 치유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동안 이런 책을 찾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니까, 저보고 악수를 하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제 손을 꼭 잡아주시고는 그 책에 있는 내용을 간단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해 보라고 용기를 주시더군요.

그분의 손에서 제게로 전해진 따뜻한 온기가 아직도 제 손에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제 4강연을 하였던 Richard Groves가 그런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인도의 어느 가난한 동네에서 환자들을 돕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을때에 죽어가는 아내를 데리고 와서 치료비로 멍든 망고 하나를 건네주던 어느 남편에게, 왜 좀 더 가까운 제대로 된 병원으로 가지 않고, 의사 몇명과 수녀님들이 자원봉사는 여기까지 왔느냐고 했더니 그 남편이 했다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The hands are different here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의 손은 뭔가 달라요)."

육신뿐만 아니라 영혼도 치유하는 이들의 손은 아마도 따뜻한 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