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February 19, 2016

Day #9: Empty - 500원짜리 동전

지난 10월에 성령 기초 세미나에 참석했을때, 세미나를 시작하면서 지도 신부님께서 가장 처음 해 주신 이야기였습니다.

"어느 요양원에 치매 증상이 있는 어떤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실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이 할머니는 뭔가를 손에 꼭 쥐고 절대로 주먹을 펴지 않았습니다. 다른 환자들이나 보호자, 의료진들은 할머니가 뭘 쥐고 있는지 궁금했지만, 절대로 손을 열어 보여주지 않으니 알 길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치매가 점점 심해지면서, 할머니는 주먹을 쥔 손으로 사람들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참고 넘어갔지만, 증상이 점차 심해지자 견디다 못한 사람들이 할머니를 붙잡고 도대체 무얼 손에 쥐고 있는건지 강제로 손을 펼쳐 열었습니다.

할머니의 손 안에는 500원짜리 동전이 쥐어져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500원짜리 동전을 할머니가 왜 그렇게 손에 꼭 쥐고 다녔는지 물었습니다. 

할머니는, 다른 사람들이 자기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빼앗아 갔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남은 500원짜리 동전만큼은 절대로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손에 꼭 쥐고 절대로 아무한테도 보여주지도 않고 그것에 대해서는 이야기조차 꺼내지 않았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는 저마다 꼭 쥐고 놓치지 않고 싶어하는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꼭 쥐고 있는 500원짜리 동전은 무엇입니까?"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Catholicism의 저자 Robert Barron 신부님 (작년에 드디어 주교님이 되셨죠)은 예수님의 산상 설교의 처음 4구절에 대해 이야기 하기전에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우리는 하느님에 대한 무한한 갈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갈망을 하느님보다 못한 것들로 채우려는 노력을 합니다.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하느님을 대체하는 고전적인 4가지에 부, 쾌락, 권력, 그리고 명예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중략) 이렇게 하느님을 위한 자리를 하느님보다 못한 대체물로 채우는 것은, 역설적으로 자아로부터 사랑을 비워내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에 대해 굶주려 있습니다. 그런데 그 굶주림을 하느님보다 못한 것들로 채우려 합니다. 그러다보니 욕구불만 상태에 빠집니다. 그래서 그것들을 더 많이 가짐으로서 그 욕구불만을 해결하려 합니다. 노력에 노력을 더하고 뼈를 깎는 노력을 해서 그것들을 결국 차지하고 맙니다. 그러나 아직도 만족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영적인 공황 상태에 빠지게 되지요. 그래서 원론적으로, 하느님의 자리를 다른 것들로 채워서는 우리가 행복해질 수가 없습니다."
- Catholicism (2012), Episode 2 - Teachings of Jesus 중에서

모든 것이 자신이 원하는대로 이루어지길 원하는 것도 권력의 한 형태이고, 남한테서 인정받거나 포용되기를 바라는 것도 명예의 한 형태라는 설명도 뒤에 나옵니다.

조금전의 Barron 주교님의 설명을 다시 역설적으로 이용한다면, 부, 쾌락, 권력, 명예와 같은 대체물들을 자신에게서 비워내고 나면 하느님의 사랑을 채울 수 있다고 봐도 괜챦겠지요?

그런데, 부와 쾌락과 권력과 명예... 그 어느 것 하나 만만하게 비워낼 수 있는 것이 없군요.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여러분이 손에 꼭 쥐고 있는 500원짜리 동전이 있습니까? 있다면 그것은, 부입니까? 쾌락입니까? 아니면 권력입니까? 명예입니까? 아니면 전부 다 입니까? 

사진: http://image.auct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