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September 21, 2015

나무

옛날 옛날에 커다란 나무가 하나 있었습니다.

배고플땐 가끔씩 그 열매를 따 먹기도 하였고,
비가 올땐 펼쳐진 가지 밑에서 비를 긋기도 하였고,
지칠때는 그 나무에 기대어 한참을 앉아 있곤 하였지요.

그렇게 나무는
제가 필요할 때 언제고 찾아올 수 있도록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말없이 서 있기만 하는 나무도
다리가 아프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시 땅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쉬고 싶진 않을까?
나무도 가끔씩은 무언가 내게 말을 하고 싶진 않을까?
나무도 가끔씩은 가지를 접고 새처럼 훨훨 날갯짓하여 날아오르고 싶진 않을까?

나무야...
오늘은 내가 등 빌려줄께. 내 등에 기대고 앉아 잠시 쉬어 보지 않으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