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February 13, 2016

Day #4: Walk - 봄길 산책



"Walk"라는 주제가 주어지지 않았으면 아마도 절대 문밖으로 나가지 않았을 것을, 주어진 주제에 대해서 딱히 생각나는 것도 없고 해서, 오후 3시가 되기 조금 전에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모자까지 쓰고 문밖을 나섰습니다.

평소에는 대문 밖을 나서면 자동차가 서 있는 자리까지 열 걸음 남짓밖에 걷게 되지 않지만, 오늘은 모처럼 자동차를 타고 다니기만 했던 동네 어귀를 걸어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그 길을 걸어본 것은, 집까지 다 와서 기름이 떨어지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차를 길 한가운데에 세워두고 집까지 걸어올 수 밖에 없었던 3년 반전쯤의 가을이었었던 것 같네요. 차문을 열고 길에 발을 내딛는 순간, 낙엽이 밟히는 소리에 '아, 가을이구나...' 했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은 "화창한 봄 날씨" 하면 연상되는 모든 것이 갖추어진 말 그대로 화창한 봄이로군요. 따스한 봄볕, 맑은 하늘, 아름다운 들꽃, 파란 새싹, 새들의 노랫소리, ... 시냇물 졸졸 흐르는 소리만 빠진 것 같네요.

사순 일기를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과연 이 화창한 봄 날씨를 이렇게 누릴 수 있었을까 모르겠습니다. 화창한 봄 날씨가, 아름다운 꽃들이, 향긋한 꽃 냄새가, 즐거운 새들의 노랫소리가, 그냥 오늘 하루가, 모두가 하느님이 주신 아름다운 선물입니다.